페루의 경찰관들이 산타 요정 복장을 한 채 마약 밀매 조직을 잡으러 가고 있다. /트위터

페루의 경찰관들이 귀여운 산타 복장으로 분장해 마음을 놓고 있던 마약 밀매 조직을 일망타진한 사연이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각), 페루의 수도 리마의 수르키요 지역 경찰관들이 크리스마스 복장을하고 조직의 은거지를 급습해 조직원 4명을 모두 체포했다./유로뉴스

21일(현지시각) 인포배, 엘문도 등에 따르면 페루의 수도 리마의 수르키요 지역 경찰관들은 최근 조직의 은거지를 급습해 조직원 4명을 모두 체포했다. 이들은 1920년대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했던 마피아의 이름을 따 자신들을 ‘로스 그린치 시카고 갱단’이라고 부르며 코카인을 판매해왔다.

도깨비, 산타 요정 등의 복장을 한 페루 경찰들이 마약 밀매 조직을 잡으러 가기 전 경찰서에서 작전 명령을 듣고 있다. /엘 문도

이후 공개된 형사들의 모습은 진지한 표정으로 범인 체포를 준비하는 표정과는 달리 귀여운 분장이 두드러지며 웃음을 자아낸다. 형사들은 어린이를 위한 퍼레이드 캐릭터로 각각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부터 산타 요정, 도깨비 캐릭터로 분장했다. 데이비드 빌라누에바 국립경찰 분대장은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도로에 돌아다니는 건 큰 관심을 끌지 않는다”며 “일부러 이 계절에 맞는 캐릭터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산타 요정들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손에는 거대한 망치를 들었다. 이들은 마약 밀매 조직원들의 은신처로 가서는 이 망치로 나무문을 부쉈다. 그리고는 “경찰이다. 동작 그만. 바닥에 있어”라고 소리쳤다. 마약 조직 일당은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고 도망치려고 했지만 이내 근처에서 잠복하고 있던 경찰들에 모두 붙잡혔다.

페루 경찰들이 잡은 마약 밀매 조직원들. /엘 문도

경찰은 그곳에서 코카인 페이스트 6000봉지, 순수 코카인 104개, 마리화나 279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코카인 페이스트는 페루에서 1㎏당 최소 380달러(약 49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순수 코카인은 1㎏에 1000달러(약 128만원)에 판매된다고 한다. 페루는 콜롬비아, 볼리비아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코카인 생산국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