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패션계의 거장 비비안 웨스트우드(81)가 29일(현지 시각) 사망했다고 AP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웨스트우드의 패션하우스 측은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오늘 남부 런던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평화롭게 사망했다”면서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전세계는 웨스트우드 같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941년생인 웨스트우드는 1957년부터 런던에서 살았다. 정규 예술학교는 한 학기만 다녔고,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능력은 독학으로 연마했다. 첫 남편과 헤어진 뒤 첼시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웨스트우드는 1960년대 밴드 매니저였던 말콤 맥라렌을 만난다. 이후 두 사람은 1971년 첼시에 숍을 열었으며, 이 때 섹스피스톨 등 많은 밴드의 의상을 담당하며 유명해졌다. 199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웨스트우드는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가졌다. 웨스트우드는 2015년 탱크를 직접 몰고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의 관저 앞으로 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채식주의자인 웨스트우드는 영국 내 모피 판매 금지를 위해 영국 정부에 로비하기도 했다. 그는 또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안 어산지를 지지했으며, 최근에는 석유 사용 반대 운동에도 힘을 보탰다.
패션 평론가인 데럭 블라스버그는 “많은 교과서에서는 웨스트우드가 런던의 대항문화를 하이 패션으로 끌어올린 것을 기억하겠지만, 그녀는 아마 자신이 지구온난화를 옹호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할 것”이라며 “그녀의 삶은 공격적이고 끈질기며, 엄청났다. 그는 완전히 독창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