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0)가 첫 재판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뱅크먼프리드는 30여분간 진행된 이날 재판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변호인을 통해 무죄를 주장했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정 여부 절차에서 자신의 8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빼돌려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를 지원하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였으며, 정치인에게 돈을 뿌린 혐의 등을 받는다. 뉴욕남부지검은 그에게 형법상 사기와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기소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흰색 셔츠와 넥타이 차림에 백팩을 메고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공개적으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상황은 뱅크먼프리드에게 유리하지 않다. 캐럴라인 앨리슨 전 알라메다 CEO와 게리 왕 전 FTX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협력하고 있다.
앞서 뱅크먼프리드는 지난달 12일 바하마에서 체포됐다. 같은달 21일 미국으로 송환됐고, 다음날 2억5000만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하는 조건으로 풀려나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의 부모 집에 가택연금됐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인단은 스탠포드대 로스쿨 교수인 그의 부모가 신체적 위협을 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부모 외에 뱅크먼프리드의 보석 조건에 공동 서명을 한 두 사람의 이름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익명 요청을 승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