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솔트레이크시티 한 검사소에서 코로나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코로나 변이 중 전파력이 가장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하위 변이 ‘XBB.1.5’가 미국 전역을 빠른 속도로 휩쓸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6일(현지시각) XBB.1.5 감염이 전체 신규 확진자의 27.6%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기준 추정치인 18.3%보다 9.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앞서 CDC는 일주일 전 XBB.1.5 감염 사례 통계를 41%로 발표했으나, 18.3%로 수정해 재공개했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CDC가 일주일 전 XBB.1.5 감염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긴 했으나, XBB.1.5는 현재 미국에서 뚜렷한 확산세를 보이는 유일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라고 설명했다. CDC에 따르면 XBB.1.5는 현재 미 북동부 지역 신규 확진 사례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타지역에서도 새 확진자의 3분의 1이 XBB.1.5 감염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 XBB.1.5가 맹위를 떨치자 해당 변이의 위험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마리아 밴커코프 역학담당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XBB.1.5는 지금까지 나타난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가장 전파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 앤드루 페코스 박사는 “XBB.1.5는 다른 변이보다 스파이크(돌기)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기존 백신이 무력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바이러스는 스파이크단백질을 이용해 세포에 침투하고 감염을 일으킨다. 백신은 이 스파이크단백질의 특색에 맞춰 개발되는데, 스파이크단백질이 많이 변할수록 백신의 힘은 약해진다. XBB.1.5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달 8일 XBB.1.5 감염이 처음 확인된 상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일 “지금까지 국내 6건과 해외 유입 7건 등 총 13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XBB.1.5는 스텔스 오미크론(BA.2)에서 파생된 XBB의 하위변이여서 그동안 통계에 별도로 잡히지는 않았다.

한편 지난 한 주 미국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전주보다 16% 늘어난 47만699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입원 환자는 일주일 새 16% 늘어 6500명을 넘어섰다. 한 주간 사망자도 2700여명을 기록해 전주 대비 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