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9층짜리 아파트 골조와 외벽 대부분이 파괴됐다. 특히 아파트 꼭대기 층 내부가 훤히 드러난 모습은 참상의 아픔을 실감하게 했다.
1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꼭대기 층 거주자는 우크라이나 유명 복싱 코치 미하일로 코레놉스키로, 이번 폭격으로 인해 사망했다. 코레놉스키는 이 집에서 아내 및 어린 딸들과 함께 생활했는데, 다행히 이들은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사진작가 얀 도브로노소프(36)가 폭격 이후 촬영한 영상에는 숨진 코레놉스키 집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을 보면, 벽면이 모두 떨어져 나가 아파트 내부 주방이 훤히 드러났다. 식탁 위에는 과일이 놓여 있고, 싱크대에는 아직 세척하지 않은 그릇이 담겨 있다. 코레놉스키 가족이 폭격 직전까지 평범한 생활을 이어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외부는 완전히 파괴돼 폐허를 연상케 한다.
코레놉스키가 과거 해당 주방에서 딸과 생일파티를 보내고 있는 영상이 퍼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영상에서 코레놉스키 딸은 노란 주방을 배경으로 생일 케이크 초를 불고 있다. 코레놉스키는 더 어린 딸을 안은 채 딸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있다. 영상 속 모두가 행복한 듯 미소를 띠고 있다.
이에 외신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외부가 찢겨나간 아파트 모습이 산산조각난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고 했다. BBC는 “정상과 비정상 사이의 극명한 대조를 보여준다”며 “딸의 생일파티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전쟁이 얼마나 갑작스럽게 우리의 삶을 파괴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일깨워준다”고 보도했다.
한편 레즈니첸코 주지사는 이번 폭격으로 어린아이 6명을 포함해 최소 4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최소 19명의 시민들이 실종됐으며, 7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약 400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가능한 모든 기회를 이용해 모든 러시아 살인자들, 미사일 테러를 명령하는 모든 사람들이 법적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