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간군사기업 와그너의 잔혹성을 폭로한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 /트위터

최근 목숨을 걸고 탈영해 노르웨이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진 전(前) 러시아 민간 용병단체 와그너그룹의 지휘관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경찰은 지난 22일 와그너그룹의 지휘관이었던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를 구금했다. 메드베데프는 머물고 있던 호텔에서 경찰에 붙잡혔으며, 수갑을 찬 채 구치소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메드베데프가 러시아로 추방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경찰은 “그럴 계획은 없다”며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경찰은 메드베데프를 억류하기 위해 법원 결정을 구할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의 노르웨이 변호사인 브린율프 리스네스는 그가 추방될 위험성이 ‘0′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리스네스는 메드베데프가 은신처 생활 조건, 안전 보호 조치 등을 두고 경찰과 의견 차이를 보이며 마찰을 빚었고, 그로 인해 현재 구금됐다고 전했다. 리스네스는 “메드베데프는 은신처에 자발적으로 머물고 있었다”며 “만약 그가 그곳에 머물기를 거부한다면 경찰은 메드베데프를 보내거나 구금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찰과 논의해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 13일 러시아·노르웨이의 국경을 넘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와그너 그룹 용병 중 국외로 도피한 최초의 인물이다.

메드베데프는 탈출 전, 명령 불복종으로 고발된 와그너 그룹 용병들이 즉결 처형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메드베데프는 인권단체 ‘굴라구’와 인터뷰에서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첫째로 내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둘째로는 세계에 진실을 말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굴라구 측은 메드베데프가 러시아로 송환될 경우 살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메드베데프의 행위를 미화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살면서 많은 나쁜 일을 했다”며 “그러나 그는 이제 세계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기꺼이 노르웨이 당국과 국제 수사과정 등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