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보호구역에 설치된 야생동물 관찰 카메라에 포즈를 취한 채 수백장의 사진을 남긴 야생곰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29일(현지시각) 미국 NBC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볼더의 자연 보호구역인 볼더산간녹지공원(Boulder Open Space and Mountain Parks) 직원들은 최근 공원 내 야생동물 관찰용 동작 감지 카메라에서 수백장의 사진을 확인했다.
이 사진을 확인한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지금껏 수백장의 사진이 찍힌 적이 거의 없는데다 사진 대부분이 흑곰 한마리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속 곰은 셀카를 찍듯 카메라를 의식한 모습이다. 정면을 바라보거나 얼굴을 뽐내듯 각도를 잡았고, 혀를 날름 내미는 등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취했다.
흑곰을 찍은 관찰 카메라는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의 생태를 살피기 위해 곳곳에 설치된 것으로 근처에 움직임이 있으면 영상을 남기고 사진을 캡처하도록 설정돼 있다. 코요테, 비버, 퓨마, 곰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찍히곤 하지만 보통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무심하게 지나친다.
공원 측은 이날 찍힌 사진은 모두 580장인데, 이 중 400장이 곰이었다며 이 흑곰은 카메라에 완전히 사로잡혀 버린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필립 예이츠 볼더산간녹지공원 대변인은 “곰이 야생동물 카메라 중 하나에 특별히 흥미를 보이면서 수백장의 ‘셀카’ 캡처를 남긴 것 같다”며 “사진을 보고 직원들은 웃음을 터뜨렸는데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원 측은 “사진 촬영은 야생동물 서식지를 파악하는데 좋은 자료”라며 “이 사진들이 자연보호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