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160시간 만에 무너진 건물에서 레나 마라디니를 구조했다. /EPA 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덮친 강진 일주일째, 양국의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 추운 날씨와 열악한 구조 환경으로 인해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72시간의 골든타임을 훌쩍 넘긴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각) 튀르키예 관영 TRT에 따르면 이번 강진 최대 피해 지역 중 한 곳인 하타이주(州)에서 10대 소녀 마라디니와 아이셰가 각각 지진발생 160시간, 162시간 만에 구조됐다.

같은날 이 지역에선 임신부가 157시간 만에, 어린 소녀 다나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50시간 만에 구조됐고, 7개월 아기도 140시간 만에 구조됐다.

12일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아버지와 5살짜리 딸이 140시간 만에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됐다. 오른쪽 사진은 지진 발생 150시간 만에 구조된 여자아이가 들것에 실려 옮겨지는 모습. /로이터 뉴스1

전날(11일)에도 골든타임을 넘긴 기적적인 구조 소식이 잇따랐다.

CNN에 따르면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60대 부부가 건물 잔해 속에서 발견됐다. 같은날 같은 지역의 한 아파트에서도 16세 소년이 구조됐다.

가지안테프주 이슬라히예에선 3세 여아가 아버지와 함께 132시간 만에 구조됐다. 아버지는 구조대원에게 “평생 갚지 못할 빚을 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에 급파된 우리나라 해외긴급구호대(KDRT)도 지난 9일 구조 활동을 시작한 이후 총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새벽 4시17분쯤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 불안을 더한다. 첫 지진 9시간 뒤 규모 7.5의 강진이 뒤따랐고 전날까지 크고 작은 여진이 2000회 이상 발생했다고 튀르키예 재난관리국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는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했다.

반군 장악 지역에는 지난 9일에서야 첫 유엔 구호 물품이 전달됐다. 정부는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 물품의 전달을 승인했지만, 반군이 이를 거부했다.

한편 이날까지 두 국가의 총 사망자 수는 3만3179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튀르키예에서 사망자 수가 2만960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으며, 시리아에서는 최소 3574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