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와 인접한 키프로스섬의 학생들이 배구 시합을 위해 튀르키예를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키프로스 동부 연안 도시 파마구스타에서는 튀르키예 대지진 참사 희생자 39명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희생자는 11~14세 사이의 학생 24명과 학부모 10명, 교사 4명, 코치 1명이다. 이들은 북키프로스의 마리프 칼리지(중·고등학교) 배구팀 소속으로, 배구 경기를 치르기 위해 튀르키예 남동부 아디야만을 방문했다.
이들은 지난 6일 새벽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에서 일어난 강진에 묵고 있던 7층 호텔 건물이 무너지면서 참변을 당했다. 일부는 매몰 132시간 만에 잔해 속에서 구조됐으나 결국 병원에서 숨졌다. 일행 중 4명은 건물이 붕괴되기 시작한 직후 가까스로 빠져나와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들의 시신은 모두 구조대의 수색 끝에 발견돼 본국으로 송환됐다.
파마구스타에서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강진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잇따라 진행됐다. 특히 배구팀 코치와 한 학생의 장례식이 열린 12일에는 추모객 수백 명이 참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추모객들은 희생자들의 관과 그 주변에 놓인 배구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희생자의 유족들은 이들의 사진을 움켜쥐고 슬퍼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 학생의 어머니는 “내 아들은 챔피언이다”라며 “키프로스 전체가 너를 위해서 울고 있다. 우리는 너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소셜미디어에 적기도 했다.
북키프로스에 주재하는 튀르키예 대사는 선수단이 묵은 호텔 ‘이시아스’ 소유주를 상대로 부실 공사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주요 숙박업체 사이트에 따르면 해당 호텔은 4성급이다.
이번 강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이날 기준 3만3000명을 넘어섰다. 건물 잔해 수색 작업이 계속 이어지면서 희생자 수 집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