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굴에 고립됐다가 17일 만에 기적 생환한 태국 유소년 축구팀 주장이 17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던 둥펫치 프롬텝(17)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레스터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틀 전 학교 기숙사에 쓰러져 있는 프롬텝을 선생님이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고 치료를 계속해왔으나 끝내 숨졌다. 프롬텝의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태국 언론은 그가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크게 다쳤다고 보도했다.
프롬텝은 2018년 6월 ‘동굴의 기적’을 만든 태국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의 주장이다. 당시 프롬텝을 비롯한 선수 12명과 코치 등 13명은 치앙라이에 있는 탐루엉 동굴을 찾았다가 고립됐다.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부에 물이 들어차면서다.
사고 발생 후 구조에는 다국적 전문가와 태국 네이비실 대원 등 잠수사 100여명이 투입됐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과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도 참여했다. 구조 당국은 배수용 펌프를 동원해 동굴 내 수위를 낮추고 수백개의 산소탱크를 동굴 안으로 밀어넣은 뒤 수색을 시작했다. 그 사이 암흑 속 어린 선수들은 코치의 지도에 따라 명상을 하며 버텼고 조난 17일 만에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
당시 13세에 불과했던 프롬텝은 고립 상황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고 한다. 카메라에 잡힌 그의 미소는 구조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라고 BBC는 전했다. 그렇게 기적의 생환을 이룬 프롬텝은 지난해 8월 영국 레스터의 브룩하우스 칼리지 축구 아카데미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는 영국으로 떠나기 전 소셜미디어에 “내 꿈이 이루어졌다”고 적기도 했다.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프롬텝의 과거 팀 동료들은 소셜미디어에 애도를 표했다. 유소년 축구팀 팀원이었던 프라착 수탐은 “영국으로 떠나기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돼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때 네가 돌아오면 사인을 받겠다고 농담 했는데. 편히 쉬어라. 우리 13명은 영원히 함께”라고 적었다. 팀 막내였던 티딴 차닌 위분렁루엉은 “다음 생이 있다면 같이 축구할 날이 있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