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아빠와 4살 딸의 감동적인 재회 순간이 공개됐다.
18일(현지시각) CNN 보도에 따르면 사연 속 주인공은 튀르키예 남부에 살던 아흐메트 아이얀과 그의 네 살배기 딸 가다 아이얀이다. 이들 가족은 지난 6일 규모 7.8 지진이 발생하던 당시 곧장 탈출을 시도했으나, 집이 완전히 무너지며 모두가 건물 잔해에 갇혀버렸다.
이 과정에서 아흐메트는 발을 심하게 다쳤다. 어딘가에서 아들의 비명이 들렸지만 움직이지 못해 도울 수도 없었다. 날카롭게 부서진 잔해들이 그의 목 높이까지 쌓인 탓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딸 가다는 아빠 곁에 머물렀고 덕분에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
지진 발생 나흘째. 이미 골든타임 ‘72시간’이 지나버린 상황에서 아흐메트는 희망의 끈을 놓으려 했다. 구조될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어린 가다의 생각은 달랐다. 가다는 “아빠 울지 마세요. 마음 편히 가지세요. 꼭 우릴 구하러 올 거예요”라며 아빠를 격려했다. 그리고는 저 멀리 들어오는 한 줄기 빛을 함께 바라보자고 말했다.
아흐메트가 딸의 한마디에 마음을 다잡고 얼마 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근에 구조대가 도착한 것이었다. 먼저 탈출에 성공한 건 가다였다. 가다는 찰과상조차 없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다. 아흐메트는 그로부터 30여분 후 무사히 구조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녀(父女)의 이별은 여기서 시작됐다. 아흐메트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는 동안 가다는 복지기관으로 보내졌고 이후 연락이 끊기고 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아내와 아들이 구조되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사실을 안 아흐메트는 딸을 찾기 위해 나섰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사진을 올려 딸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그렇게 며칠 후 한 복지기관이 가다로 추정되는 아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알려왔고, 부상당한 아흐메트 대신 그의 친척이 가다를 찾아냈다.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된 아빠와 딸은 이날 눈물의 재회를 했다. 트위터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문을 열고 들어서는 가다가 아빠의 모습을 보자마자 크게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나온다. 아흐메트는 그런 딸을 품에 안고 한참 동안 오열했다. 이어 그는 언론에 “가다 덕분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려 살아날 수 있었다”며 “딸은 제 작은 영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