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왼쪽부터) 프랑스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17일(현지 시각)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참석을 계기로 3자회담에 나서고 있다./EPA 연합뉴스

세계 최대 국제 안보 회의인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 정상들이 우크라이나 지원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둔 상황에도 러시아가 전쟁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과 전 세계에 지속적 안보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1963년 시작된 뮌헨안보회의는 매년 2월 주요국 정상과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해 전 세계 및 지역적 안보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개막한 뮌헨안보회의 기조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도 러시아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지금은 러시아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다음 날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봄 공세에 대응하려면 동맹국들의 군사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최초로 주력 전차(챌린저2) 지원을 결정하는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이끌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 목표는 전쟁 연장이 아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국주의적 야망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가능한 한 빨리 인식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주요 7국(G7) 외교장관들은 18일 뮌헨안보회의 행사장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구약성경의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언급하며 “(다윗의) 돌팔매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다윗에게 빗대며 서방의 무기 지원 강화를 재차 요청한 것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일 폴란드를 방문해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에도 폴란드를 찾아 지지 연설을 했다.

영하 22도에 아이스버킷… 러시아선 '전쟁 지지' 관제 행사 - 지난 17일(현지 시각) 영하 22도 한파가 몰아친 러시아 동부 아무르주(州) 블라고베셴스크 광장에서 수영복 차림의 주민 약 150명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뜻으로 양동이에 담긴 얼음물을 끼얹으며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하고 있다. 오는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러시아 곳곳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을 지지하며 결집력을 과시하는 대규모 관제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트위터

러시아 곳곳에서는 개전 1주년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군을 지지하는 대규모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19일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와 코르사코프에서는 스포츠·청소년 단체 관계자와 주민 등 3000명이 참가한 지지 행사가 열렸다. 20일 러시아 남부 바시키르공화국 수도 우파에서는 자동차를 동원해 전쟁을 지지하는 상징인 대형 알파벳 ‘Z’를 만드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7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함께 싸울 준비가 돼 있지만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벨라루스에 우리 국민을 죽이러 올 때에 한해서”라며 당장은 참전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속적으로 벨라루스의 참전을 압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