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완구 기업 레고가 방탄소년단(BTS)를 모델로 한 제품을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TS의 영향력과 시장성을 중간 점검하는 단계’이자, ‘소속사 하이브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시험대’라고 분석했다. 하이브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BTS의 그룹 활동이 부재한 상황에서 레고 상품의 성공 여부가 하이브의 기업가치 유지 여부를 확인할 분수령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WSJ는 20일(현지시각) BTS 레고 상품 출시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레고 계약은 지난해 멤버들이 그룹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개별 활동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대규모 협업”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BTS를 ‘케이팝 센세이션’이라고 칭하면서 “이번 레고 상품으로 그들의 강력한 영향력과 시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했다.
WSJ는 BTS가 소속사 하이브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짚었다. WSJ는 “이 그룹은 지난해 하이브 수익 중 큰 부분을 차지했다”며 “BTS가 지난해 6월 팀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한 직후 회사 주가가 25% 가까이 하락한 바 있다”고 했다.
멤버들은 현재 솔로 앨범,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개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멤버 진의 군 복무를 시작으로 다른 멤버들의 입대도 다가오고 있어 그룹 활동은 2025년까지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레고 컬래버레이션은 단체 활동 없이 관련 제품만 출시하는 것으로도 하이브가 기존 시장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평가받는 단계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이번 레고 상품 출시 계획이 발표된 후 BTS 팬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시애틀에 거주 중인 팬 레베카 타칵스(22)는 “이 소식을 듣고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출시 당일인 3월1일 동네 쇼핑몰에 있는 레고 매장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이미 달력에도 이 날짜를 표시해 뒀다”고 말했다.
일부 팬들은 비싼 가격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플로리다 잭슨빌 출신의 제시카 리틀존(33)은 “가격을 보기 전까지는 굉장히 흥분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의 솔란지 윌리엄스(22)는 여동생과 함께 돈을 모아 레고를 사기로 했다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BTS)들을 떠오르게 하는 물건을 가질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레고 그룹은 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테마로 한 제품을 내달 1일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출시한다. 이 제품에는 멤버들을 모델로 한 피규어 7개와 도넛 가게, 레코드 가게 등 무대 세트가 포함되어 있다. 총 749개 브릭으로 구성됐으며, 완성품 크기는 가로 38㎝, 세로 16㎝, 높이 14㎝다. 미국 등 판매가는 99.99달러(약 12만9500원), 국내 판매가는 14만9900원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