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샤예 그로브스가 범행 전 찍은 사진. 뒤쪽 벽면에 연쇄살인마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페이스북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남자친구를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최소 2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재판 과정에서는 여성에게 나타난 범행 전 징후와 살인 후 보인 기괴한 행동의 진실도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법원은 20대 여성 사예 그로브스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결하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그는 최소 23년 동안 수감된다.

그로브스는 지난해 7월 자신의 방 침대에서 잠든 남자친구 프랭키 피츠제럴드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그는 법정에서 “남자친구가 13살 소녀와 바람을 피웠고 나를 성폭행하려 해 이를 막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는 취지로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와 배심원은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그로브스의 알 수 없는 행동에 근거해 그 주장이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그로브스는 과거 합의 하에 촬영했던 성관계 영상을 강간당한 것처럼 편집해 범행 직후 친구에게 보냈다. 또 그 친구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음을 알리며 현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샤예 그로브스의 방 벽면. 연쇄살인마들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페이스북

또 평소 그가 연쇄살인 관련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열혈 애청자였다는 점도 알려졌다. 이는 범행 전 그로브스가 찍은 셀카 사진을 통해서도 증명됐다. 배경이 된 집 벽면에 정체불명의 인물 초상화 여러 개가 걸려있었는데, 모두 연쇄살인마의 얼굴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검찰은 그로브스가 다큐멘터리에서 본 연쇄살인마들의 행동을 범행에 참고한 것으로 보이며, 친구에게 영상을 보내고 통화를 건 것 역시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