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이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 뱅크시의 작품 중 하나를 우표로 발행했다. 해당 작품은 뱅크시가 우크라이나 전쟁 폐허에 남긴 벽화 중 하나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풍자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추측된다.
26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 1년을 맞아 지난 24일 영국의 유명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벽화가 그려진 우표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벽화 원작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보로디안카 마을에 있다. 러시아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벽면에 그려진 것으로, 어린아이에게 엎어치기 당하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남성은 유도복을 입고 허리에 검은띠를 두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유도 유단자이자 열렬한 유도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뱅크시의 벽화를 ‘러시아 침공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을 은유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우표에는 엎어치기 당하는 남성의 모습과 푸틴 대통령을 가리키는 우크라이나어 약자가 새겨졌다. 발행 당일 키이우 우체국에는 우표를 사러 온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때 우체국 앞에는 줄이 생기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주민 맥심(26)은 “세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다”며 “뱅크시의 작품에서 나온 우표를 보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