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사고로 멈춰선 열차가 화염에 휩싸인 모습. /트위터

그리스 북부에서 발생한 기차 충돌 사고로 최소 32명이 숨지고 수십여 명이 다쳤다. 박살난 채 불이 붙은 열차와 잔해들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은 밤샘 작업에도 완전히 수습되지 않고 있다.

1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자정 직전 아테네에서 380㎞ 떨어진 테살리아주 라리사 인근에서 발생했다. 여객열차와 화물열차 4량(輛)이 탈선해 그중 2량이 정면충돌했고, 일부에서 화재가 나 큰 불길이 치솟았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32명이며, 부상자 중 최소 25명이 중상을 입어 인명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아테네에서 출발해 테살로니키로 향하던 여객열차 안에는 승객 350여 명과 승무원 20여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주 오던 화물 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던 중이었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소방차 수십여 대와 구급차 40대, 소방관 15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열차 충돌 사고 현장. /AP 연합뉴스
열차 충돌 사고 현장. 탈선해 파손된 열차가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 구조대원은 언론에 “부상자 대부분이 머리를 다치거나 팔·다리 골절상을 입었다”며 “불행하게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잔해 더미 아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코스타스 아고라스토스 테살리아 주지사는 국영TV 인터뷰를 통해 “매우 강력한 충돌이었다. 현장을 묘사하는 것조차 어렵다”며 “열차 앞부분이 박살났다. 특수 인양 장비를 동원해 잔해를 치우고 철도 차량을 들어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한 10대는 “충돌 직전 강한 제동이 느껴졌고 불꽃이 튄 뒤 갑자기 열차가 멈춰 섰다”며 “내가 탄 4호차는 레일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앞 칸은 탈선해 박살났다. 우리 일행은 가방으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했다”고 했다. 이외에 “열차 안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 “지진이 난 것 같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충돌 사고 현장에 멈춰 선 열차. /트위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은 아수라장이 된 현장이 보여주고 있다. 당국이 특수 중장비를 동원해 밤샘 작업에 나섰지만 넘어진 열차와 잔해의 흔적은 여전하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사고 직후 발생한 화재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멈춰선 열차 내 찻간이 통째로 거대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이번 사고로 한국인 피해가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당국은 아직까지 외국인 사상자 발생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