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5년 스웨덴 발트해 연안에서 침몰한 덴마크 왕실 선박 ‘그립슈덴’에서 발견된 사프란. /로이터 뉴스1

500여년 전 침몰한 왕실 난파선에서 보존상태가 이례적으로 좋은 향신료들이 발견됐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난파선은 덴마크·노르웨이 국왕 한스가 소유했던 왕실 선박 ‘그립슈덴’이다. 1495년 스웨덴으로 향하던 중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이 나 발트해 연안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립슈덴은 1960년대 다이버에 의해 처음 선체 일부가 발견됐다. 이후 선수상(배 앞머리에 장식으로 붙이는 사람이나 동물 모습의 상)을 비롯한 여러 유물이 잇따라 발굴된 바 있다.

그립슈덴에서 발견된 후추 알맹이. /로이터 뉴스1

이번에 찾아낸 향신료는 사프란·후추·생강 등이며 침전물 속에 그대로 보존돼 있었다. 로이터는 당시 사프란 같은 고급 향신료는 유럽에서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를 배에 싣는 것 자체가 선주의 높은 신분을 상징한다고 짚었다.

발굴 책임자인 스웨덴 룬드대 고고학자 브렌던 폴리는 “발트해는 산소농도·온도·염도 등이 유독 낮아 수많은 유기물이 잘 보존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다른 곳의 해양 생태계였다면 잘 보존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립슈덴에서는 화물칸 나무통 안에 철갑상어 유해가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주목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