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5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법정에서 알레스 비알리아츠키가 앉아있다./AP 연합뉴스

지난해 감옥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1)가 공공질서 위반 및 외화 밀반입 혐의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고 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라루스 법원은 전날 인권운동 단체 ‘뱌스나(Viasna·벨라루스어로 봄)’를 이끌면서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고 신고 없이 해외 계좌로 기부금을 들여온 혐의를 받는 비알리아츠키에게 징역 10년형을 내렸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비알리아츠키의 동료 발리안친 스테파노비치와 블라디미르 라브코비치에겐 각각 9년과 7년형이 선고됐다.

비알리아츠키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약 30년 동안 독재 중인 동유럽 벨라루스에서 반정부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수감된 정치범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으고 세금을 회피했단 이유로 2011년부터 3년간 옥살이를 했다. 루카셴코가 2020년 대선에서 6연임에 성공하자,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대규모 시위를 조직했다며 이듬해 또다시 체포됐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동유럽 인권 운동의 기둥”이라고 표현했다.

비알리아츠키는 벨라루스에서 인권 및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기울인 헌신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베릿 라이스 안데르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그의 징역형 선고 소식에 “이번 판결은 비극이며, 벨라루스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해외 망명 중인 벨라루스의 야당 지도자 스비아틀라나 치하누스카야는 “끔찍한 판결”이라며 “수치스러운 불의에 맞서 그들의 자유를 되찾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성명에서 “비알리아츠키와 그의 동료를 침묵시키려는 전략”이라며 “그들의 자유에 대한 요구는 철창 안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을 인용, 지난해 말 기준 벨라루스에서 최소 1446명의 인권 활동가가 구금돼 있거나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