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유명 모델 애비 최(28)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전 남편 일가족이 기소된 가운데, 전 남편이 애비의 재산을 노리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지난달 24일 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에 위치한 한 주택의 냉장고에서 애비의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 이 주택에서는 인체를 훼손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전동톱과 장갑, 망치, 냄비 등도 발견됐다. 아직 애비의 팔과 손 등 시신 일부는 여전히 수색 중이다.
현재 총 6명이 이 사건과 연루돼 체포됐다. 최근 더스탠더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애비의 전 남편 알렉스 퀑과 그 아버지, 어머니, 형 등을 기소했다. 이어 범행을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마사지사 출신의 여성과 퀑의 지인이 추가로 체포됐다.
현지 매체들은 애비의 전 시댁 식구들이 애비의 재산을 노리고 이같은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생인 애비는 2012년 18살의 나이로 전 남편 퀑과 결혼했다. 퀑은 결혼 후 일을 하지 않고 부유층 출신인 애비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해왔다고 한다. 두 사람은 약 3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2015년 성격 차이로 이혼했다. 하지만 그후에도 애비는 두 아이 때문에 전 시댁 식구들을 부양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비는 2016년 홍콩의 유명 면요리 체인 창업자의 아들과 재혼해 아이 두 명을 더 낳았다. 현 남편과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퀑은 이혼 후 지인들에게 투자를 빌미로 귀금속을 팔다가 사기 혐의로 형을 사는 등 순탄치 못한 나날을 보냈다. 퀑의 형은 집을 사는 데 애비에게 도움을 받고, 지난 1월부터는 애비의 운전기사로 일했다. 그의 어머니도 애비에게 용돈을 받으며 생활했다고 한다.
애비와 전 시댁 식구들의 관계는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며 틀어지기 시작했다. 애비가 세금회피를 위해 전 시아버지 앞으로 명의수탁해두었던 고급아파트 재산처리 문제를 두고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현지 경찰은 이 다툼이 전 시댁 식구들이 범행을 계획하게 된 계기일 것으로 봤다. 또 더스탠더드는 소식통을 인용해 “(부동산 문제로 마찰이 일어난 후) 애비가 새 남편과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 시댁 식구들이 퀑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자녀가 애비의 재산을 물려받길 바랬다”고 보도했다.
일부 현지 매체는 전 시댁 식구들이 애비에게 의지하다 이러한 사건을 벌인 것을 두고 영화 ‘기생충’에 비유하기도 했다. 한 매체는 “이 사건은 영화 ‘기생충’의 실사판 같다”며 “’기생충’은 가난한 가정이 부잣집 가정에 서서히 침투하는 내용”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홍콩 경찰은 120여명이 넘는 경찰력과 포크레인과 불도저 등 중장비를 동원해 수색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애비의 시신을 온전하게 수습하지 못했다.
한편 애비 최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엘리사브 봄 2023 여름 오트쿠튀르 쇼에 출연하는 등 활발히 활동을 이어왔다. 그는 프랑스 패션 매거진 로피시엘 온라인판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