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최근 자국 영토 내에서 대규모 리튬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6일(현지 시각) 미국 CNBC와 프랑스 르피가로 등이 보도했다. 이란 산업광물통상부는 지난 4일 국영 방송을 통해 “북서부 하마단주의 산악 지대에 상업적으로 개발 가능한 리튬 850만t이 매장된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일 리튬 매장지로는 세계 최대인 칠레 아타카마고원(약 920만t)에 이어 세계 둘째 규모다. 이란 정부는 “지난 4년간 꾸준한 탐사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며 “이미 투자자들이 확보돼 향후 2년 내에 상업적 채굴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리튬이 어떤 형태로 매장돼 있는지, 또 이번 발표 내용이 공신력 있는 해외 기관에 의해 검증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리튬은 광물 혹은 소금 덩어리를 정제해서 얻는다. 현재 세계 최대 리튬 공급 국가인 호주는 리튬 함량이 높은 스포듀민 광석에서, 그 뒤를 잇는 칠레는 아타카마 고원의 소금물 호수(염호)에서 채취한 소금에서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이란 북서부 하마단 일대는 해발 2000m에 달하는 고지대로, 중동에서 가장 큰 소금 호수인 우르미야 호수가 있다. 칠레와 여러모로 비슷한 환경이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약 8900만t의 리튬이 매장돼 있다”고 밝혔다. 리튬은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필수 소재로, ‘하얀 석유’ ‘백색 황금’으로 불린다. 수요가 급증하며 지난 3년 새 가격이 10배 이상 급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각국이 전기 에너지에 기반한 탈(脫)탄소 정책을 추진하면서 리튬 수요는 2040년까지 4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CNBC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풀리고 리튬 수출이 이뤄질 경우 국제 리튬 가격이 크게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