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뉴시스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해 경영해오고 있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신이 해고한 직원의 신체적 장애를 언급하며 조롱하는 트윗글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7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은 트위터 직원이었던 하랄두르 소렐리프손의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소렐리프손은 최근까지 트위터에 고용된 상태였다. 그는 지난달 말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에 대한 접근이 차단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트위터 측에 자신의 고용상태를 문의했으나 9일이 지나도록 어떠한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

매체는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됐던 것을 고려하면 소렐리프손은 자신이 해고됐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소렐리프손은 이 상황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원했다. 그는 지난 6일 머스크에게서 직접 답변을 얻어내기 위해 트윗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소렐리프손은 머스크를 태그하고 “9일 전 약 200명의 다른 직원과 함께 업무용 컴퓨터 접근이 차단됐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나 당신의 인사담당자는 내가 여전히 직원이 맞는지를 확인해주지 않는다. 당신은 내 이메일에 답장하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리트윗하면 여기에는 답장을 해 줄 것인가?”라고 썼다. 해당 트윗은 2만회 이상 리트윗 되며 화제가 됐다.

머스크는 약 4시간 만에 답장을 보내 “어떤 업무를 해 왔느냐”고 물었다. 소를레이프손은 회사 전반의 디자인 수준을 높이고 디자인 업무 관리자 채용, 연령에 기반한 타겟층 변경을 돕는 업무 등을 수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소를레이프손은 “이 메시지를 주고받는 동안 기적적으로 인사담당자의 답장을 받았다”며 “트위터 직원이 아니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머스크는 “디자인 수준이 어떻게 높아졌다는 것인가?”라며 “사진을 첨부하든지, 아니면 그건 없었던 일”이라고 비꼬았다. 머스크는 눈물을 흘리며 웃는 모양의 이모티콘 두 개를 보내 빈정대기도 했다.

머스크는 “현실은 이렇다. 이 남자(이번 일과 별개로 부자다)는 제대로 된 업무를 하지 않았다”며 “그는 변명으로 ‘타자를 칠 수 없는 장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폭풍 트윗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걸 존중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머스크는 “소렐리프손은 눈에 띄는(팔로워 수가 많은)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으며 부유하다”며 “그가 공개적으로 내게 메시지를 보낸 건 많은 퇴직금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거의 일을 하지 않았다”며 “트위터 상에서는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상황은 인간성에 대한 나의 믿음을 해친다”고 했다.

이를 본 소렐리프손은 “공개적으로 글을 올린 건 당신과 회사가 내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당신에게 나를 해고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안다. 다만 해고 사실을 알려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신이 언급해서 알려주는데 나는 근위축증을 앓고 있다”며 “25살 때부터 다리를 쓰지 못해 20년간 휠체어를 사용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팔과 몸의 다른 부분도 움직이기 어려워져 화장실을 갈 때도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디지털 브랜드 에이전시를 세워 7년간 경영해왔고, 2021년 트위터가 이를 인수했다. 그게 내가 부유한 이유”라며 “이 답들이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결국 다음날 “상황을 오해한 점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이 소렐리프손을 폄하한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들은 정보들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이더라도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렐리프손은 트위터에서 계속 근무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왜 이렇게 못되게 구냐” “아이슬란드 언론에서 ‘올해의 인물’로 뽑았던 인물인데, 그를 두고 장애인이라고 조롱하다니” “어떻게 장애를 가지고 공개적으로 조롱할 수 있나” 등 반응을 보였다. 미국 CNN 방송은 이를 두고 “회사 소유주가 직원을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괴상한 광경”이라며 “트위터 직원들이 지난 1년 동안 경험한 독특한 기업 서커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