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네덜란드 등 반도체 기술 강국이 중국 견제 공조에 뜻을 같이 한 가운데 네덜란드 정부가 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본격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압박을 시작했다.
8일(현지 시각)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보고서에서 “특정 반도체 생산 장비에 대한 기존 수출 통제 규정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규제를 여름 이전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 ASML이 있는 나라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ASML의 명칭을 보고서에서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기술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DUV 노광장비는 ASML이 생산하는 장비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ASML이 중국에 최첨단 EUV 노광장비 수출하는 것은 막으면서도 이전 세대인 DUV 노광장비의 수출은 허용했다. 그러나 이번에 통제 규정을 확장하기로 하면서 DUV 노광장비 수출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SML측은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최첨단 DUV 장비 부문 수출을 위해 허가를 신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앞서 ASML은 올해 전체 매출액의 25% 가량 성장을 내다보면서도 대중국 매출 규모에 있어서는 22억달러(약 2조9000억원) 정도로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국 수출을 통제해도 전체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뜻이다.
미국 정부는 앞서 네덜란드와 일본으로부터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동참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로이터는 “일본은 이르면 금주 내로 반도체 장비 수출 정책에 대한 새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