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한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작은 카페가 최근 전 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관광지로 떠올랐다. 카페 주인은 시즈카 모리(80)다. 반세기 동안 같은 자리에서 같은 방식으로 카페를 운영해왔다. 그의 카페가 갑자기 관광지가 된 건 모리의 ‘50년 기술’이 소셜미디어라는 ‘신기술’을 만나면서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도쿄 도라노몬 지구의 헤켈른(Heckeln) 커피숍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모리의 카페를 찾은 건 푸딩 때문이다. 틱톡,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모리가 푸딩을 만드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그는 전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모리의 트레이드마크는 빠르고 정확한 푸딩담기 묘기다. 그는 양철로 된 그릇에 담긴 부드러운 푸딩을 그만의 방법으로 빠르게 원을 그리며 유리그릇에 옮겨 담는다. 신기하게도 부드러운 푸딩은 원래의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푸딩의 가격은 400엔(3940원)이다.
기다린다고 해서 누구나 이 푸딩을 맛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리는 하루에 50개의 푸딩만 판매하고 있다. 이후에 카페를 찾는 손님은 커피만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아부다비에서 출장을 왔다는 하이탐은 틱톡에서 모리의 영상을 보고 카페를 찾았지만, 푸딩이 품절됐다는 안내문을 발견했다. 그는 로이터에 “크림 캐러멜 푸딩 광팬이어서 친구를 끌고 왔는데 너무 실망했다”며 “왜냐하면 지금은 오후 2시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에서 모리를 보고 한 시간을 기다린 후에 푸딩을 먹었다는 홍콩 관광객 사리엘 웡(38)은 “홍콩에도 푸딩이 많지만 이것과는 다르다”며 “더 부드럽고 달지 않다”고 했다.
정작 모리는 자신의 카페 앞에 매일같이 사람들이 줄 서는 걸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는 손님들에게 자신이 온라인에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정작 본인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리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는 건 기쁘다”면서도 “푸딩을 먹지 못한 채 손님들이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