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기자 앨리샤 아쿠나가 생방송 도중 나타난 아들을 끌어안고 있다./폭스뉴스 유튜브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보도하던 미국의 한 기자가 생방송 도중 아들과 재회했다. 엄마는 방송을 멈추고 아들을 끌어안았고, 두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타면서 화제가 됐다.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폭스뉴스 소속 앨리샤 아쿠나로 확인됐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쯤 덴버의 이스트 고등학교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17세 학생이 총기를 학교에 가지고 와 두 명의 교직원을 쏜 것이었다. 아쿠나는 사건 직후 학교 앞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며 끔찍한 소식을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아쿠나는 뉴스 리포트 도중 해당 학교에 재학 중인 자신의 아들이 근처를 지나가는 모습을 봤다. 그는 “죄송하다. 제 아들이 방금 나왔는데, 이 사건이 일어난 후 아들을 처음 보는 거다”라며 잠시 리포트를 멈추고 아들에게 다가갔다. 아들 역시 엄마를 향해 걸어왔고,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아쿠나가 아들에게 “빨리 (뉴스) 끝낼게”라고 말하는 음성도 그대로 방송됐다.

아쿠나는 이날 자식을 걱정하는 학부모의 한 명으로서 뉴스를 전달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재차 사과하면서도 “여러분들도 당신의 자녀를 그냥 지나가도록 놔뒀을리 없다”고 했다.

아쿠나는 이어 “아들이 괜찮은 상태”라며 “아들이 내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려줬다. 그는 경찰관과 응급 요원들이 학교에 출동했을 때 내게 그 사실을 알렸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건의 범인은 오스틴 라일로 밝혀졌다. 라일은 지난해 다른 학교를 다니다가 학교 정책을 위반해 제적되자, 이 고등학교로 전학 온 것으로 파악됐다. 라일은 이날 교직원들이 무기를 들고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수색하자, 소지하고 있던 권총을 꺼내들어 쏜 것으로 조사됐다.

라일은 같은 날 오후 9시쯤 자신의 차량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라일의 차량은 덴버에서 남서쪽으로 약 50마일(약 80㎞) 떨어진 외딴 곳에서 발견됐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피해자 중 한 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으나, 다른 한 명은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