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 중 숨진 우크라이나 출신 킥복싱 챔피언 비탈리 메리노우(32)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투 상황을 공개해왔다./인스타그램

우크라이나의 세계적인 킥복싱 챔피언이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다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일(현지시각) CNN,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이바노 프랑키비츠의 루슬란 마르친키우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킥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비탈리 메리노우(32)가 전투 중 당한 부상으로 지난달 31일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메리노우는 네 차례 킥복싱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 세계적인 킥복싱 선수다. 생전 이바노 프랑키비츠 의회 의원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러시아의 침공 첫날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떠났다.

전투 중 다리에 총상을 입은 메리노우는 회복 후 전선으로 돌아와 방어에 힘썼지만 끝내 숨졌다. 마르친키우 시장은 메리노우가 부상을 입은 전투가 어떤 전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시장은 “이바노 프랑키비츠 지역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이라며 “그는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남겼다. 영웅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

전투 중 숨진 우크라이나 출신 킥복싱 챔피언 비탈리 메리노우(32)가 복싱하는 모습./인스타그램

메리노우는 전쟁 기간 동안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투 상황을 전해왔다. 마지막 게시물은 숨지기 불과 나흘 전인 지난달 27일 올린 영상으로, 메리노우는 “점령군(러시아군)은 매일 아침 음악을 틀고 매일 밥 세끼를 줄테니 항복하라고 요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침공하자 우크라이나에서는 군과 무관했던 일반인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입대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적지않은 인명손실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배스천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지난해 2월 개전 후 우크라이나에서만 선수 185명이 사망했다고 지난달 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