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미국 코네티컷주에서 열린 공화당 주 대회에 참석한 빈스 맥마흔 WWE 회장/연합뉴스

미국 프로레슬링 기구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가 미국 이종격투기 대회 UFC 와 합병하며 덩치를 키울 예정이다. 현재 WWE의 최고경영자(CEO) 빈스 맥마흔(78)은 최근 기소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성추문 입막음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번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다.

2일(현지 시각)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에 따르면 WWE는 UFC의 모회사인 엔데버 그룹과 곧 합병을 할 예정이다. 거래는 빠르면 3일 발표될 예정이고, UFC와 WWE는 새로운 상장회사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데버 그룹이 지분 51%, WWE가 49%를 갖는 구조라고 한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계약으로부터 WWE와 UFC가 각각 93억 달러(12조 2500억원), 121억 달러(15조 9332억원) 가량의 기업 가치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WWE의 CEO 빈스 맥마흔은 지난해 7월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가 올해 1월 다시 복귀했다. 자리에서 잠시 물러난 것은 성추문 때문이다. 그는 2006년부터 2022년까지 여직원들에게 저지른 성범죄를 덮기 위한 입막음용 돈으로 16년 동안 총 1460만달러(약 191억원)를 지불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르노 배우 등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돈을 주면서 비밀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WWE는 맥마흔의 성범죄 수사와 관련된 비용으로 1740만 달러(229억원)를 썼고, 맥마흔은 이 금액을 다시 회사에 돌려준 후 올해 1월 복귀했다. 맥마흔은 현재 강간 혐의를 부인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빈스 맥마흔 WWE 회장(오른쪽)/게티이미지

CEO의 추문에도 불구하고 WWE는 수익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21년 처음으로 10억 달러(1조 3155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주식 가격은 작년 대비 현재까지 약 33% 상승했고, 2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68억 달러(8조 9374억원)에 달한다. 맥마흔은 여기에 더해 세계 최고 규모의 종합격투기 UFC와의 합병까지 이끌어내며, 성공적인 복귀를 신고했다. 미국 언론들은 맥마흔이 새로 합병한 회사에서도 회장 직에 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마흔은 지난 수십 년 동안 WWE의 핵심 인물이었으며, WWE를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맥마흔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WWE의 광팬으로 알려진 트럼프는 WWE 쇼에 수차례 출연해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했고, 2013년에는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빈스 맥마흔의 아내 린다 맥마흔은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에 700만 달러(93억원)를 기부했고, 이후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중소기업청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