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경쟁자들 사이에서 차기 대선 지지도 1위를 기록했다고 정치 전문 매체 더힐 등이 지난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후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달 30~31일 미국 성인 1089명을 대상으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율 52%로 1위였다. 2위는 21%를 기록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였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대사(5%),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선 43% 대 45%로 2%포인트 뒤졌다. 한편 그가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연임해선 안 된다는 응답은 전체 52%였다. 31%는 유죄가 확정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17%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전(前)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2016년 성관계 폭로 입막음을 위해 13만달러(1억7000만원)를 지급한 것과 관련 뉴욕 맨해튼 대배심으로부터 기소됐다. 미국의 전직 또는 현직 대통령이 형사기소된 것은 건국 이래 23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미국에선 ‘정치 보복 금지’라는 암묵적인 룰에 따라 전직 대통령의 범죄 의혹에 대해 기소나 사법처리가 내려진 전례가 없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전례 없는 전직 대통령 기소로 더욱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외신 매체들은 분석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에 반발하고 있다.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번 형사 절차엔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규탄했다. 빌 캐시디 상원 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치 연극(political theatre)’”이란 표현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