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또 한 번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4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난달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지 단 사흘 만이다.
1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새벽 러시아군이 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州) 파블로그라드에 미사일 공습을 가해 최소 2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날 밤 화상 연설을 통해 “테러리스트의 미사일이 젊은 남성 2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40여 명을 다치게 했다. 그중에는 어린이 5명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미사일이 떨어진 파블로그라드 지역에는 아파트 24채, 주택 89채, 학교 건물 6채, 상점 5채가 무너지거나 파손됐다. 곳곳에서는 큰 화재도 발생했다. 당시 긴박했던 상황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영상으로도 공개되고 있다. 공습 후 폭발한 화염 옆으로 불꽃이 사방으로 튀는 장면, 굉음에 깜짝 놀란 시민이 몸을 움츠리는 장면, 불길에 하늘까지 벌겋게 변한 장면 등이 담겼다.
현지 철도 중심지로 꼽히는 파블로그라드는 수도 키이우에서 약 440㎞ 떨어져 있다.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에도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타격에는 실패했다. 새벽 3시45분쯤 공습경보가 내려지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순항 미사일 상당수를 격추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 측은 러시아가 북서부 무르만스크 등지에서 순항 미사일 18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15발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28일 새벽에도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감행한 바 있다. 키이우를 비롯한 드니프로·크레멘추크·폴타바·미콜라이우 등 중남부 지역에 90발 가까운 미사일을 쐈고 그중 20여 발이 떨어지면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희생자 중에는 두 살배기 여아를 포함한 어린이도 다수 있었다.
사흘 만에 재개된 공격에서 또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 시설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정밀 장거리 공대지 및 해상 기반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방위 산업 시설을 공격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탄약·무기·군사 장비를 만들던 기업의 작업이 중단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