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플루언서가 인터넷 생방송 중 미국 여성들에게 노골적으로 인종차별당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피해를 본 인플루언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여성 제니미 주리로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20만여명,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8만여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주리가 소셜미디어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미국인 여성 2명과 화상통화를 진행하던 중 나왔다.
처음 주리와 여성들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여성들은 “스페인어를 잘 못 하는 것 같다. 영어로 대화할 수 있냐”고 물었고 주리는 영어로 “조금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여성들은 “왜 방송을 시작했냐”는 질문을 던졌는데, 주리가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자 비웃음과 함께 조롱이 날아들었다.
이후 여성들은 “더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고 주리는 한국어로 “안녕”이라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통화를 종료하려 했지만 여성 중 한 명이 카메라를 향해 자신의 두 눈을 양쪽으로 찢는 행동을 해보였다.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제스처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다른 여성 역시 웃음을 터뜨렸다.
주리는 시청자들을 향해 “이 장면을 녹화 중인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여성들은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고 받아쳤다. 이에 주리가 한국어로 “아니 없는데?”라고 말하자 눈을 찢었던 여성은 이를 우스꽝스럽게 따라 하며 조롱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둘은 끝까지 주리를 바라보며 ‘꺄르르’ 박장대소했다.
주리는 지난 13일 이 모든 과정이 담긴 영상을 틱톡에 공개했다. 이어 “저는 4살 때부터 여행을 다니며 문화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이 게시물을 통해 사람들이 아시아인이 겪는 인종차별이 어떤 것인지 깨닫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썼다.
해당 영상은 17일 기준 800만회 이상 조회되며 여전히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네티즌들은 “저들은 스스로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바보 같은 행동” “최후는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일부 외국 네티즌들은 “이런 일을 겪게 해 정말 미안하다” “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대신해 사과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논란 후 영상 속 여성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정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아시아계를 향한 이같은 공격은 단순 인종차별적 행위를 넘어 증오 범죄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작년 8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도중 축구선수 손흥민(31·토트넘)에게 눈 찢기 동작을 해보였던 한 남성은 지난 3월 사법당국으로부터 3년간 축구장 입장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남성이 응원한 첼시 구단 역시 그에게 ‘무기한 경기장 출입금지’라는 자체 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