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뉴스

미국에서 청소년 야구 경기 도중 홈플레이트에 소용돌이 바람이 발생해 심판을 맡은 17세 소년이 포수였던 7세 소년을 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16일(현지 시각) N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한 야구장에서 포트캐롤라인 인디언스와 폰테베드라 샤크스의 청소년 야구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장에 소용돌이 바람이 발생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4회까지 두 팀이 7대 6으로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치고 있는 도중 갑자기 홈플레이트에 강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쳐 타자와 포수를 덮친다. 타자는 곧바로 바람에서 빠져나왔지만 포수인 바우어 조야(7)는 먼지 속에서 허우적대며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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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심판을 맡고 있던 에이든 와일스(17)가 몸을 피하려다가 조야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를 끌어안은 채 바람 밖으로 빠져나온다. 세찬 바람에 와일스의 모자가 날아가고 잠시 후 바람은 잦아든다. 이후 영상에는 누군가가 “당신이 생명을 구했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조야는 당시 상황에 대해 “숨을 쉴 수 없었고, 무서웠다”며 “모래 폭풍에 갇힌 수 초간이 마치 10분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무언가에 몸이 들어 올려지는 듯한 느낌이 났다. 땅에 닿을 수 없을 것 같았다”며 나중에 와일스가 자신을 구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했다.

와일스는 “나는 평생 경기장 안팎에서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 처음엔 폭풍을 보고 겁이 났다”며 “하지만 선수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이 떠올라 뛰어들었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소용돌이 소동에도 조야는 다시 씩씩하게 경기장에 섰다. 조야의 아버지는 조야가 다시 홈플레이트를 밟기 전 조야의 얼굴에 물을 부어 먼지를 씻어줬다. 조야의 아버지는 “와일스가 아들을 도와줘 기쁘다”며 “아들을 도우려고 마음먹은 아이를 보는 것은 특별했고 멋졌다. 와일스에게는 분명 훌륭한 부모님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소용돌이 바람은 덥고 바람이 약한 날 발생한다. 높은 기온에 따듯한 공기가 상승하면서 지표면에 저압 영역이 형성돼 이같은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 현상은 대부분 몇 분 안에 소멸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