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우크라이나군이 텔레그램에 공개한 바흐무트 주택가 폭격 장면.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치열한 공방전이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한 아파트단지에 포탄이 빗발처럼 떨어지고 있다./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지역이 지난 1년간 전쟁을 겪으며 폐허가 된 모습을 담은 위성 사진이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이하 현지 시각) “소금 광산과 스파클링 와인으로 유명했던 바흐무트는 이제 러시아의 잔인하고 끈질긴 전쟁의 상징이 됐다”고 전했다.

22일 AP통신은 막사 테크놀로지가 제공한 바흐무트 지역의 이달 15일 기준 위성 사진과 약 1년 전인 지난해 5월 8일 같은 장소의 위성 사진을 비교해 공개했다. 학교와 아파트 등의 건물이 남아 있던 지난해와 달리, 이달 촬영된 사진에서는 철거된 건물의 잔해와 흔적만이 남아 있다.

지난해 5월과 올해 5월 바흐무트 지역의 위성 사진을 비교한 모습. /막사테크놀로지/AP 연합뉴스

지난 17일 로이터통신은 우크라 군이 제공한 바흐무트 지역의 드론 촬영 영상을 보도하기도 했다. 실시간으로 교전이 일어나고 있는 도시에서는 주거용 건물을 포함해 곳곳에서 포탄이 터지며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바흐무트 융단 폭격 영상./우크라이나군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동부의 바흐무트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최대 격전지로 여겨지는 곳이다.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도 키이우 함락을 위한 각종 전투에서 고전하던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 지역 확보로 목표를 바꿨고, 같은 해 5월부터 바흐무트에서의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됐다.

최근까지도 바흐무트 지역에서는 두 국가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와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은 지난 20일 “바흐무트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7국) 정상회의에서 “바흐무트가 파괴됐고,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며 “오늘날 바흐무트는 우리 마음속에만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바흐무트 함락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CNN은 우크라이나의 한나 말리아르 국방부 차관의 발언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남서부의 일부 건물을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