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각) 그리스 총선에서 신민주주의당(ND·신민당)이 승리하면서, 신민당을 이끄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55) 총리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정치인 가문 출신 미국 유학파다. 아버지는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2017년 작고) 전 총리, 누나는 도라 바코야니스(69) 전 외무부 장관이다. 1968년 아테네에서 태어났지만, 가택연금 등 군부 정권 견제를 받던 아버지를 따라 생후 6개월 때 튀르키예로 떠났다. 이후 프랑스 망명 생활을 하다가 6살이던 1974년 군부 정권이 끝나면서 고국으로 돌아왔다.
아테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각각 국제관계 석사, 경영학 석사(MBA)를 땄다. 이후 국제 컨설팅사인 맥킨지 금융 컨설턴트, 그리스 알파뱅크 자회사인 알파벤처 투자책임자로 일했다. 하버드 동문인 이집트 출신 마레바 그래보우스키 미초타키스(56)와 결혼해 세 자녀가 있다.
2004년 총선 때 아테네 B 선거구에서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디지털거버넌스 장관을 거쳐 2016년 야당인 신민당 대표가 됐다. 2019년 신민당이 급진좌파연합을 제치고 총선에서 승리해 빚더미 그리스의 총리를 맡았다.
공기업 민영화와 노동 유연화, 세율 인하 등 조치로 경제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받은 27억유로(약 3조8500억원) 규모 구제금융을 지난해 조기 상환했다. 백신 패스를 통한 코로나 대처, 엄격한 이민 통제도 성과로 꼽힌다. 언론 자유 침해 논란, 사망자가 57명 나온 열차 사고는 위기로 작용했다.
마초타키스 총리와 함께 최근 주목받는 하버드 출신 정치인으로는 지난 14일 태국 총선 승리의 주역인 피타 림짜른랏(43) 전진당 대표, 몰도바 첫 여성 대통령인 마이아 산두(51) 대통령이 있다. 둘은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