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의 200년 된 고성이 통째로 부동산 매물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격은 단돈 3만 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5000만원이 채 안 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각) CNN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이곳은 ‘브로우 로지’(Brough Lodge)라는 이름의 성으로 1825년 건설됐다. 당시 지역 상인이었던 아서 니콜슨에 의해 지어졌으며, 그가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등지를 여행하며 본 건축물에 영감을 받아 고딕 양식을 적용했다. 안뜰이 있고 여러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이 고즈넉한 모습을 띈다.
위치는 스코틀랜드 북쪽과 노르웨이 사이 셰틀랜드 제도에 있는 페트라섬 서북쪽 끝이다. 주민이 69명뿐인 작은 섬으로 항공기를 이용하면 영국 에든버러에서 1시간30분, 런던에서 3시간30분이 걸리는 외진 곳이다. 산비탈에 자리 잡은 성은 초원과 바다 그리고 험준하게 뻗은 절벽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성을 관리하는 브로우 로지 트러스트는 최근 이 고성을 3만 파운드(약 4920만원)에 매입할 ‘독지가’를 찾고 있다. 성과 주변을 세계적인 수준의 휴양지로 바꿔줄 사람이 필요해서다. 이들은 16만㎡가 넘는 부지의 성을 개보수해 방 24개와 식당을 만들 계획이다. 지역 명물인 손뜨개 수업도 진행한다.
긴 역사가 녹아 있는 고성치고는 매우 싼 값이지만, 이 매물에는 숨겨진 큰 단점이 있다. 바로 엄청난 개보수 비용이다. 예상되는 가격만 약 1200만 파운드(약 197억원)다. 브로우 로지 트러스트가 약 10년 전 모금 운동을 벌여 물이 새는 구멍들을 메웠지만, 1970년대부터 완전히 비어있었던 탓에 낡지 않은 곳이 없다.
브로우 로지 트러스트는 “몇몇 잠재적 투자자들이 우리 측 대리인과 연락을 나눴고 그들 중 일부가 성을 살펴봤다”며 “그중 한 투자자는 세부적인 제안을 했고 우리도 논의 중이다. 다만 지역사회에 가능한 최고의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들의 의견 역시 계속 듣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섬에서 최소 14명이 새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