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을 강타한 제2호 태풍 마와르’(MAWAR)가 일본 오키나와 부근 해상으로 접근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비행기와 호텔 등을 취소해야 하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1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마와르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 남서쪽 190㎞ 해상에서 북북동 방향을 향해 시속 15㎞로 이동 중이다.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로, 최대순간풍속(초속)은 35㎧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지방이 마와르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NHK는 태풍이 점차 진로를 동쪽으로 틀어 이날 밤부터 이틀에 걸쳐 오키나와 본섬에 근접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마와르 영향권에 든 지역 주민들이 현재 상황을 전하는 사진과 영상이 잇따랐다. 이를 보면, 아직은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 다만 파도가 거세게 치고 나무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린다. 미야코지마의 한 선착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날카로운 바람 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오키나와 태풍 상륙 전 간편식품 쟁탈전이 벌어졌다”며 영상을 올렸는데, 마트의 간편식품 진열대가 텅텅 비어있는 모습이 나왔다.
국내 일본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오키나와 여행 취소 관련 글이 잇따랐다. “호텔 취소했다” “언제쯤 예약해야 태풍 영향을 안 받을 수 있냐” “취소 수수료는 어떻게 되냐” 등이다. 이미 비행기와 호텔, 렌터카를 모두 예약해놨는데 전부 취소했다는 회원도 있었다.
태풍으로 괌 여행을 취소하고 오키나와 여행을 계획했는데, 이마저 무산돼 속상하다는 이도 꽤 있었다. 한 네티즌은 “아들이 어디라도 가자길래 오키나와 가려고 했는데 태풍 때문에 결국 못 가게 됐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저도 같은 상황이다. 예약해야 하는데 태풍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미 오키나와 체류 중인 한 여행객은 “비바람만 살짝 쳐서 심드렁했는데, 방금 나하시에 사이렌이 울렸다. 괜히 사이렌 소리 들리니까 무섭다”고 했다. 여기에는 “곧 버스도 운행 못 할 만큼 심한 비바람이 예정되어 있으니 빨리 숙소로 돌아가라”는 댓글이 달렸다. 오키나와에 체류 중인 여행객들끼리 현재 상황을 공유하는 글도 많았다. “아무것도 못 하니까 지루하다” “할 게 없다” 등 불만도 나왔다.
오키나와 렌터카 전문업체 ‘오키나와 달인’은 아예 공지를 내고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업체 측은 “태풍이 오키나와 본섬에 최접근하는 6월1일부터 2일까지는 바람이 상상 이상으로 강하게 불기 때문에 렌터카를 이용 중이신 분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이동 시에는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운전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비상식량과 물을 미리 준비하라고도 조언했다.
일본은 폭풍·해일·호우 등에 대비해 상가와 공항을 폐쇄하는 등 조처를 하고 있다. 오키나와현 나하시에 위치한 나하국제공항은 이날 폐쇄됐다. 태풍 상황에 따라 폐쇄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어민들은 선박을 안전한 곳에 옮기는 등 마와르 상륙에 대비했다. 미야코지마시 전역에는 5만5000여명 주민들에 대해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다만 마와르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2일 새벽부터 북동쪽으로 이동을 시작해 4일 오전 9시쯤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560㎞ 부근 해상을 지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제주도에서는 주말인 오는 3일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