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으로 기운 건물과 아스팔트 잔해들. /CCTV 캡처

중국 톈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도로가 침하하고 건물 벽체가 갈라지는 일이 발생해 주민 40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7일 중국 관영 CC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톈진시 진난구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이상 현상이 일어난 건 지난달 31일부터다. 도로 곳곳이 내려앉아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25층짜리 아파트 한 동이 통째로 눈에 띄게 기울어지기도 했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서도 위험천만한 현장 모습을 볼 수 있다. 아파트 화단 옆 보도가 울퉁불퉁 솟아 있고, 불규칙하게 쪼개진 도로에는 아스팔트 잔해들이 널려 있다. 아파트 출입문 쪽 타일들도 제각각 모두 떨어져 있었다.

/웨이보

이외에도 단지 지하 주차장은 벽이 갈라져 물이 샜고, 아파트 외벽에 난 금도 서서히 틈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처음에는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갈라지더니 얼마 되지 않아 주먹이 들어갈 만큼 틈이 벌어졌다”고 했다.

현재 입주민 4000여 명은 지난 1일 아파트를 빠져나와 호텔 등에서 머물고 있다. 당시 대피한 한 주민은 “새벽에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위험하다’고 외쳤다. 혼비백산해 간단한 소지품만 챙겨 집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CCTV 캡처

3일에는 일시 귀가가 가능해짐에 따라 일부 주민이 귀중품과 생필품을 챙겨 이사했다. 그러나 피해가 심한 건물 거주자의 경우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았다. 해당 단지에는 총 아파트 52개 동이 있으며 그중 16개 동은 4일부터 전면 봉쇄돼 접근이 금지됐다. 폭발 우려로 가스 공급 역시 중단됐다.

당국은 2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조사반을 편성해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단국 관계자는 “이런 국지적이고 돌발적인 지반 침하는 보기 드문 사례로 복잡한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인 규명을 위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