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행기 추락 사고에서 생존한 4남매가 실종 40일째인 지난 9일(현지시각) 카케타주 솔라노 정글에서 군인들과 원주민에게 구조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아마존 정글에서 실종됐다가 40일 만에 돌아온 4남매가 생환의 기쁨도 잠시, 어른들의 ‘양육권 분쟁’에 휘말렸다. 이들이 과거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아스트리드 카세레스 콜롬비아 가정복지연구소(ICBF) 소장은 이날 라디오를 통해 “셋째·넷째의 아버지와 양육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외조부모의 요청에 따라 아이들에게 사회복지사가 배정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언급된 아버지는 아이들의 생환 후 각종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마누엘 라노케다. 네 아이의 친부가 2명인 사실이 확인된 상태로 라노케는 그중 각각 5살과 1살인 두 아이의 친부로 알려졌다. “사고 후 어머니가 나흘 간 살아 있었고 ‘살아 나가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큰딸의 말을 언론에 전한 사람도 라노케다.

4남매 중 2명의 친부로 알려진 마누엘 라노케. /AFP 연합뉴스

현재 ICBF는 ‘라노케가 4남매를 학대했고 아내를 구타했다’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고 비공개 조사에 돌입했다. 의혹을 제기한 쪽은 4남매의 외가다. 다만 라노케는 가정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이는 ‘가족의 사적 문제’이며 물리적인 폭력이 있었던 적은 거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외가가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들을 데려가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4남매는 지난달 1일 어머니와 함께 경비행기를 탔다가 추락 사고를 당해 실종됐다. 이후 아마존 밀림 한가운데서 무려 40일을 버티다 지난 9일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이 사고로 4남매를 제외한 성인 탑승객 3명은 모두 숨졌으며, 어머니 역시 큰 부상으로 나흘 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4남매는 탈수 증세와 벌레 물림, 영양실조 증상 등을 보였으며 지금은 보고타 군 병원에서 회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