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군사병원을 방문해 부상병들 앞에서 갑자기 의자를 들어올리고 있다. /유튜브 Djuki San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 중 다친 장병들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을 방문해 훈장을 수여했다. 팔과 다리 등을 다쳐 거동이 불편한 이들 앞에서 푸틴 대통령은 수행원들을 제치고 직접 의자를 번쩍 들어올렸다.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건강악화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각)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군사병원을 방문해 부상병들에게 국가 훈장을 수여하고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푸틴 대통령은 휠체어와 의자에 앉아 있는 군인 10명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하고 직접 훈장을 달아줬다.

12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군사병원을 방문해 부상병들 앞에서 갑자기 의자를 들어올리고 있다. /유튜브 Djuki San

수여식이 끝난 후 푸틴 대통령은 갑자기 뒤로 향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경호원은 깜짝 놀라 옆으로 비켜섰다. 푸틴 대통령은 갑자기 의자 하나를 직접 집어들었다. 계획된 일이 아닌 듯 옆에 있던 경호원이 도우려다가 뒤로 물러섰다. 푸틴 대통령은 의자를 번쩍 들더니 장병들이 앉아있는 곳 가까이에 두고, 그곳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그는 “원하시는 분들은 남은 공부를 하러 가도 된다”면서도 “국가와 조국, 군대는 의심할 여지없이 실전을 통해 검증받은 여러분과 같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군에 남고 싶은 사람은 다음 단계인 군사 교육을 제대로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며 군에 복귀할 것을 권장했다.

12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국방부 산하 군사병원을 방문해 부상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크렘린궁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행동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쩍 늘어난 국내외 건강 악화설을 겨냥해 건재함을 과시하려는 의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연락이 닿는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이 운영하고 있다는 반(反) 푸틴 성향의 ‘제너럴 SVR’ 텔레그램 채널은 푸틴 대통령의 암 수술설, 초기 파킨슨병 진단설, 조현병 진단설 등을 주장했다. 최근에는 푸틴 대통령이 어지럼증과 혼수상태를 겪어 의료진이 휴식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덴마크 군사정보국에서 러시아 관련 정보 수집을 담당해온 요원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할 당시 푸틴 대통령이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호르몬 치료제를 투여하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푸틴은 꽤 오랫동안 만성적 고통을 앓아왔다. 고통을 덜기 위해 물건을 세게 움켜쥐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다만 이같은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나온다. 지난달 국방‧안보 전문가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전 소장은 “솔직히 말해 푸틴 대통령은 단지 건강염려증 환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