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주 바포리자 전선에서 러시아 고위 장교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실전 사용 중인 영국산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Storm Shadow)에 당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각)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 내 러시아 통제 지역 관리인 블라디미르 고로프는 “러시아 제 35연합군 최고 지휘관인 세르게이 고랴체프(52) 소장이 전날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군은 최고의 전문성과 용기를 겸비한 똑똑한 군사 지휘관을 잃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랴체프가 스톰 섀도 미사일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스톰 섀도는 영국이 지난달 11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최근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주요 무기로 사용되며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불리고 있다.
수출용 사거리가 250㎞에 달하는 덕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까지 닿을 수 있는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추게 됐다. 수십m 아래 지하 벙커 시설을 공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이 무기를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 지역과 크림반도 내 러시아군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에만 사용할 것을 약속했다.
군 경력 30년 베테랑인 고랴체프는 생전 훈장을 많이 받은 유능한 장교로 알려져 있다. 과거 제2차 체첸 전쟁에 참여해 전차 여단을 지휘했고 타지키스탄 내 러시아 군사 기지를 총괄했었다. 또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몰도바 동부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러시아군을 이끌기도 했다.
외신은 그의 죽음을 두고 “지난주 시작된 우크라이나 대반격에 당한 러시아의 가장 유명한 사상자”라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고위 장성이 사망한 건 지난해 6월 이후 1년 만”이라고 했다. 가디언은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는 장성 12명 이상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단 러시아 국방부는 아직 고랴체프의 사망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