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첫 공식 생일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전통에 따라 군기분열식(군대가 깃발을 전시하며 행진하는 것·Trooping the Colour)으로 치러졌다. 찰스 3세는 행진의 일원으로 직접 말을 타고 참석했다. 국왕이 이 행사에 직접 말을 타고 참석한 건 1986년 엘리자베스 2세의 환갑 잔치 이후 37년 만이다.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더 몰'에서 찰스 3세의 첫 공식 생일 행사, 군기분열식이 열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각) 오전 10시 30분, 영국 런던 버킹엄궁 앞에서 찰스 3세의 공식 생일 퍼레이드가 열렸다. 군인 1400여명과 군악대 400여명, 말 200여필이 버킹엄궁을 출발해 앞길인 ‘더 몰(The Mall)’을 따라 행진을 시작했다.

찰스 3세는 연대장 자격으로 근위대를 사열한 뒤, 기병대의 호위를 받으며 부대의 선두를 지켰다. 윌리엄 왕세자도 찰스 3세의 뒤에서 말을 타고 행진에 참석했다. 커밀라 왕비,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 등은 바로 뒤에서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찰스 3세의 둘째 아들인 해리 왕자와 그 가족은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 시각) 군기분열식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사진 가운데)이 말에 탄 채 행렬을 이끌고 있다. /AFP 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각) 군기분열식에서 영국 왕실 가족들이 마차를 타고 행렬을 따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시간 동안 계속되던 행진은 세인트 제임스 공원의 기념식장에 멈춰 섰다. 이곳에서 찰스 3세는 약 8000명이 관람하는 가운데 말을 탄 채 군대를 사열했다.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찰스 3세 국왕(사진 가운데)이 군대를 사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윽고 행렬은 다시 버킹엄궁으로 돌아왔고, 궁 발코니에서 왕실 가족은 다같이 군사 비행을 관람했다. 왕립 공군 소속 약 70여 대의 전투기가 약 6분간 비행에 참여했다. 이들 전투기는 영국 전역 15개 지역에서 이륙한 후 영국 남동부에서 만나 런던을 가로질렀다. 동시에 인근 그린 파크에서 41발, 런던 타워에서 62발의 축포가 발사됐다.

17일(현지 시각) 군기분열식에서 왕립 공군 등에 소속된 전투기들이 공중분열식을 보여주고 있다. /AFP 연합뉴스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왕실 가족들이 공중분열식을 관람하며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날 열린 군기분열식은 찰스 2세 재위 시절인 1748년 시작됐다. 260년 넘게 지속되온 이 행사는 영국 국왕의 ‘공식 생일’을 축하하는 퍼레이드로, 날씨 등을 고려해 매년 6월 열린다. 때문에 찰스 3세의 진짜 생일과는 무관하다. 찰스 3세의 생일은 11월 14일. 엘리자베스 2세의 생일도 4월 21일이었지만, 군기분열식은 6월에 진행됐다.

국왕이 직접 행진에 참여한 건 선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환갑이 되던 1986년 이래 37년 만이다. 이날 행렬 앞에 모인 사람들은 “대관식이 중세의 예식을 보여줬다면, 오늘 행사는 군사적인 면에 더 초점을 맞췄다” “국왕은 영국 군대의 수장이며 전통적으로 군대를 이끄는 인물임을 오늘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74세 국왕이 황금마차 대신 말 위에 올라탄 게 인상적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런던=안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