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초호화 요트 '노르'가 홍콩에 입항한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등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재벌 소유의 초호화 요트가 우리나라 부산을 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 정부가 입항을 허가하고 압류 절차에 나설지, 부산 입항 자체를 거부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5일(현지시각) 러시아 철강 재벌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알렉세이 모드라코프가 소유한 슈퍼요트 ‘노르’(Nord)가 오는 24일 부산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르는 길이가 142m에 달하는 5억 달러(약 6400억원) 이상의 초호화 요트다. 헬기 착륙장과 수영장, 20개의 객실 등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 압류 방침을 내건 이 요트는 서방의 제재를 피해 약 8개월 동안 두문불출했다가 최근 다시 등장했다. 지난해 10월5일 홍콩에 입항했던 노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으로 향한 이후 행선지가 알려지지 않았다가 지난 12일 인도양의 인도네시아 인근에서 다시 신호가 잡혔다.

러시아 철강 재벌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알렉세이 모드라코프./로이터 연합뉴스

서방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 등 러시아 주요 인사들을 제재했다. 이에 따라 세계 곳곳에 있는 러시아 재벌들의 요트들도 서방에 압류당했다.

앞서 노르가 홍콩에 정박했을 때 미국은 “홍콩이 도피처가 된다면 국제 금융 중심지로서의 명성이 퇴색할 것”이라며 이 요트를 압류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홍콩은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압류 방침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미국과 신경전을 벌였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지지한다는 점에서 노르가 부산으로 향하는 것은 의외라고 평가했다.

노르의 주인인 알렉세이 모드라코프는 러시아 철강업체 세베르스탈 대주주로 러시아에서 6번째로 재산이 많은 인물이다. 그의 순자산은 187억달러(약 23조9000억원)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