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6개월가량 앞두고 대만 제3당인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64) 총통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 1위를 기록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대만 방송사 TVBS가 지난 14~16일 20세 이상 1080명을 대상으로 차기 총통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중당 커 후보가 33%로 오차 범위(±3.1%포인트) 내 선두였다. 이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30%로 2위, 제1 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23%로 3위였다.
지난달 17~18일 TVBS 조사에서는 국민당 허우 후보 30%, 민진당 라이 후보 27%, 민중당 커 후보 23%였다. 최근 4주 만에 커 후보가 10%포인트 상승한 반면, 허우 후보는 7%포인트가 빠졌고 라이 후보는 3%포인트 올라갔다. 커 후보가 국민당으로부터 빠진 지지율을 상당 부분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커 후보는 20대 지지율이 43%에서 58%로, 30대 지지율이 36%에서 55%로 각각 올랐다.
커 후보는 의사 출신 정치인으로, 2014~2022년 수도인 타이베이 시장을 지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의 간접 지원을 받았으나 당선 후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아 2018년에 재선했다. 지난 2019년 총통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자 민중당을 창당했지만, 결국 출마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달 30일 민진당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둥리원 대만 중앙경찰대 교수는 “중국 공산당이 커 후보를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친중인 국민당이 여론에서 밀리자, 중국 측이 ‘정권 교체 차선책’으로 커 후보를 주목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커 후보 측은 지나친 반중 또는 친중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민중당의 ‘중도’ 노선에 공감한 결과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