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년 전통을 이어온 영국의 부츠 회사 헌터가 파산했다고 20일(현지시각) 영국 메트로, 데일리메일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헌터 부츠는 1억 파운드(약1648억원)가 넘는 부채를 지고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1865년 탄생한 헌터는 영국 왕실에 부츠를 납품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고(故) 다이애나비 등 왕실 가족들과 유명한 팝스타들도 헌터 부츠를 애용했다. 헌터는 지난해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영국 왕실 보증서(Royal Warrant)를 부여받기도 했다.
헌터는 2018년 1억1380만 파운드(약 1876억원)의 수익을 기록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기간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기후변화와 팬데믹 기간 생산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데일리메일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레인부츠가 필요하지 않게 된 데다, 팬데믹 기간 공장 운영이 어려워지고 운송 비용이 높아지면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트로는 비슷한 제품을 내놓는 경쟁 기업이 늘어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옥스퍼드셔에 위치한 영국 유일의 헌터 소매점은 현재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헌터의 다른 일자리들도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영영 헌터의 브랜드 로고를 보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니다. 헌터의 브랜드 이름과 지적 재산권은 미국 기업 ‘어센틱 브랜드 그룹’에 넘어갔다. 어센틱 브랜드 그룹은 패션 브랜드 리복과 테드 베이커 등을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