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한 데 이어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500㎞ 떨어진 도시 보로네시까지 점령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CNN 등은 러시아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와그너그룹이 보로네시주(州)의 주도인 보로네시시(市)의 모든 군사시설을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이를 증명할 정확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보로네시시는 와그너그룹이 장악한 로스토프주 북부와 맞닿은 지역으로 이들이 목표로 삼고 있는 모스크바로 향할 경우 예상되는 진출로다. 보로네시시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약 500㎞ 떨어진 곳으로 차로 6시간 정도 걸린다. 또한 중간에 산지가 전혀 없는 평지로, 빠른 속도로 이동시 반나절이면 모스크바 입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알렉산더 구세프 보로네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지역에서 대테러작전의 일환으로 필요한 작전과 전투조처를 시행하고 있다”며 “상황 전개에 대해 추가로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국가반테러위원회(NAC)는 수도 모스크바시(市)와 모스크바주(州), 보로네시주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선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로네시주 주정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정규군의 군사 장비 호송대가 M-4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M-4 도로는 로스토프주와 보로네시주, 수도 모스크바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로 여러 구간이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로네시주 주정부는 주민들이 당분간 이 도로를 이용하지 말고 개인 차량도 이용하지 말기를 당부했다.

러시아 도시 로스토프나도누 거리에 장갑차와 무장한 남성들이 서있다. /tass 연합뉴스

와그너그룹이 보로네시시를 장악한 것이 사실이라면, 와그너그룹이 장악한 러시아 도시는 로스토프나도누와 보로네시 등 두 곳이 된다. 프리고진은 이날 아침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했으며, 그의 군대가 군사 시설과 비행장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을 경우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고 예고했다.

로스토프 주지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고 집을 떠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바실리 골루베프 로스토프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현 상황은 질서유지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수사기관에서는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프리고진은 또 로스토프 지역 부근에서 민간인 부대를 향해 발포한 러시아 헬리콥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프리고진이 헬기 격추를 주장하기 전 로스토프 지역 주민들은 군용 헬리콥터가 도시 상공을 날고 있다고 목격한 사실을 전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