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6월 28일 WBA 헤비급 챔피언십 복싱 경기에서 에반더 홀리필드(왼쪽)가 마이크 타이슨에게 귀를 물린 이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997년 6월 28일,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마이크 타이슨과 이밴더 홀리필드의 세계복싱협회(WBA) 헤비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앞서 이들은 1996년 11월에도 경기를 치렀고, 당시에는 홀리필드가 타이슨에게 11라운드 TKO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타이슨의 설욕전이었다.

1·2라운드에서 홀리필드의 주먹에 눈을 다치는 등 궁지에 몰린 타이슨은 3라운드에서 홀리필드의 왼쪽 귀를, 중단 후 재개된 경기에선 오른쪽 귀를 물어뜯었다. 홀리필드 귓바퀴 일부가 잘려나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장면이 세계로 생중계됐다. 심판은 타이슨에게 더는 홀리필드를 물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타이슨은 해당 명령에 불복종해 다시 물어뜯기를 시도했다가 3라운드에 실격패했다. 그때까지 ‘핵 주먹’이라 불렸던 타이슨은 이날 경기 후 ‘핵 이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복싱 경기는 폭력성·사행성 탓에 때때로 논란에 올라 왔다. 거액을 베팅하는 도박판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승부 조작 등의 문제도 잊을 만하면 발생한다. 국제복싱협회(IBA)는 심판의 편파 판정, 승부 조작 등의 문제가 반복돼 지난 2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퇴출 결정까지 받았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선 협회 개입 없이, IOC가 직접 복싱 경기를 관리·감독할 예정이다.

한편 타이슨과 홀리필드는 우정을 회복했다고 알려졌다. 2013년 타이슨은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수퍼마켓에서 열린 홀리필드의 바비큐 소스 홍보 행사에 참가해 “이밴더를 사랑한다. 우린 평생 엮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