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에서 사용한 집속탄 속 자탄(子彈)의 모습. /로이터

미국이 지원한 집속탄(集束彈·cluster bomb)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속탄은 한 폭탄 안에 수백 개의 소형 폭탄(자탄)이 들어 있는 무기로, 단번에 광범위한 지역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초토화하는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우크라이나군 남부 전선 사령관은 13일(현지시각) 이 매체 인터뷰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집속탄을 막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지난 7일 지원을 공식 발표한지 6일만이다. 그는 “집속탄은 매우 강력한 무기”라며 “아직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쓰게 되면 전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집속탄을 공급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타르나우스키 사령관은 “러시아군도 우리가 집속탄을 확보하면 전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집속탄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지형 일부를 포기하게 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더라도, 민간인이 있는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군 지도부가 이 무기를 사용할 지역을 심사숙고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집속탄은 전투 지역에 인접한 민간인까지 살상할 수 있고, 불발탄으로 인한 2차 피해도 우려돼 비인도적무기로 분류되어 있다. 2007년 웰링턴 선언과 아일랜드 더블린 회의, 2010년 유엔 집속탄 금지 협약(CCM) 등을 통해 120여개국이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는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광범위하게 집속탄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영국과 캐나다 등이 민간인 피해를 이유로 집속탄 사용 반대 입장을 밝히자 “(집속탄을) 러시아 영토에 사용하지 않겠으며, 전후 불발탄 제거도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