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덮치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데스밸리(Death Valley)에서는 이달 들어 2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각) 미 국립공원관리소(NPS)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3시40분쯤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골든캐년 탐방로에 있는 화장실 앞에서 한 남성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71세 남성으로, 모자와 등산복을 입고 배낭을 메고 있어 하이킹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이 남성은 공원 방문객들에게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원 경비대가 7분 뒤 도착해 응급조치를 했지만, 결국 숨졌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원 측은 치솟은 기온을 이기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각에 데스밸리의 기온은 섭씨 49도(화씨 121도)였다.
공원 측은 “협곡의 벽이 태양열을 흡수해 방출하기 때문에 골든캐년 내부의 실제 온도는 더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미 국립공원관리소는 국립기상청(NWS)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데스밸리의 기온이 섭씨 43도를 넘긴 날이 28일이나 된다고 전했다.
지난 3일에도 데스밸리 국립공원 내 노스 하이웨이 도로 인근에서 60대 남성이 차 안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차량의 에어컨이 꺼져 있어 이 남성이 온열질환을 앓다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공원 경비대는 여름철에 데스밸리를 방문하려면 에어컨이 작동되는 차량으로 짧은 거리를 둘러보라고 권고했다. 하이킹을 할 땐 그늘을 따라 다니고 또 오전 10시 이후에는 하이킹하지 않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최고기온이 19일 연속으로 섭씨 43도를 넘어 기존 최장 기록인 18일을 넘어서는 등 미국 곳곳에서 나온 최고기온 신기록은 1만2000개가 넘는다. 피닉스에서는 12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으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도 폭염에 쓰러진 관광객이 급증하는 등 응급실 환자가 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