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1월 프리고진의 레스토랑에 방문한 푸틴과 그에게 직접 음식을 내오고 있는 프리고진.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전날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힘든 운명을 타고난 유능한 사업가였다”며 애도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이 그의 사망에 대해 언급한 것은 사건 발생 후 만 하루만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에 수립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데니스 푸실린 수반 대행을 만난 자리에서 “프리고진을 1990년대부터 알고 지냈다. 그는 유능한 사업가였지만 힘든 운명을 타고 났고 실수도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바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에서 나치와의 싸움에서 큰 공헌을 했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치하했다. 이어서 “그의 유족에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내가 아는 한 그는 아프리카를 방문해 몇몇 정부 인사들을 만나고 불과 어제 아프리카에서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가 이번 사고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고 받았다”며 “수사관들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도 했다.

프리고진은 전날 저녁 모스크바를 출발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자신의 전용기가 추락하면서 사망했다. 이 사고로 최측근이자 바그너그룹의 공동 설립자인 드미트리 우트킨 등 포함해 바그너그룹 핵심 간부와 승무원 등 탑승자 10명 전원이 숨졌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이 사건의 가장 유력한 배후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일으킨 무장 반란에 대해 겉으로는 용서한 척 했지만, 자신의 체면이 깎인 것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다가 비행기 사고를 가장, 그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바그너그룹은 프리고진이 탄 비행기가 “러시아군의 방공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