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 발리와 롬복 인근 바다에서 한밤 중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건물들이 흔들렸다. 진동을 느낀 관광객들이 급하게 호텔 밖으로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29일 오전 3시55분(인도네시아 중부시각) 롬복섬에서 북동쪽으로 163㎞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남위 6.94도, 동경 116.57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525㎞로, 깊은 곳이었다. BMKG는 이번 지진 이후에도 오전 4시쯤 규모 6.5와 규모 6.1의 지진이 두 차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위험은 없다면서도 발리 연안 전 지역과 롬복, 수라바야 등의 해안에서 높은 파도에 주의해야 한다고 알렸다.
발리는 세계 1위의 허니문 여행지로 꼽히는 곳이며 롬복은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촬영지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발리와 롬복은 비행기로 40분, 스피드보트로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찾은 전 세계 관광객들은 소셜미디어에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발리에 머물렀다는 한 네티즌은 “새벽 4시에 호텔이 흔들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며 “저와 딸은 안전하다는 걸 알리려고 영상을 올린다”고 했다. 그가 올린 영상에는 캄캄한 새벽, 호텔 밖으로 사람들이 나와 길거리에 앉아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담겼다. 다른 네티즌도 “지진을 느끼고 호텔 투숙객들이 살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왔다”며 영상을 올렸다. 투숙객으로 보이는 이들은 호텔 입구 앞에 모여 저마다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발리의 버큐어 쿠타 발리 호텔에서 투숙객들이 진동을 느낀 후 방에서 뛰쳐나왔다고 전했다. 호텔 매니저는 “투숙객들이 방에서 나가긴 했지만, 호텔 구역에 머물렀다”며 “이후 투숙객들은 다시 돌아왔고 건물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앗다며 “지진이 깊은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2004년 12월 수마트라섬 서부 해안에서 규모 9.1의 대지진으로 대규모 쓰나미가 발생해 인도네시아는 물론 인근 아시아와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국가들까지 영향을 받아 총 22만명이 숨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자바주 치안주르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6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