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차가 뒤집혔다. /엑스

대형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달리아는 순간 풍속 시속 200㎞를 넘길 정도로 위력이 강했다.

허리케인 이달리아는 30일(현지 시각) 오전 7시45분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와 게인스빌 사이에 위치한 빅벤드 지역의 키튼 비치로 상륙해 플로리다주를 관통했다. 상륙 당시 세력은 3등급이었다. 허리케인은 1~5등급으로 분류되며 숫자가 클수록 강력하다는 의미다. 3등급은 풍속 시속 178∼208㎞일 때 해당하는데, 이는 나무를 뿌리째 뽑을 수 있을 정도다.

이달리아 최고 풍속 시속은 201㎞이었다. 2017년 이후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가운데 8번째로 위력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CNN은 빅벤드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으로는 과거 125년 동안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실시간 피해 상황이 공유됐는데, 이를 보면 이달리아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지붕이 통째로 날아가 집안 내부가 훤히 드러났고, 차들은 속절없이 뒤집혔다. 대형 트럭도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빗물에 수많은 집이 침수됐다. 지붕 턱밑까지도 물이 들어차기도 했다.

실시간으로 집이 침수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엑스
허리케인 이달리아에 의해 플로리다의 집 일부가 아예 떨어져 나왔다. /EPA 연합뉴스
플로리다 테일러 카운티 남부의 스테인해치 지역 전체가 침수된 모습. /AP 연합뉴스

플로리다 최대 공항인 탬파국제공항은 폐쇄돼 900편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됐고, 30개 카운티에서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강풍으로 전선이 끊어져 수십만 가구가 정전되기도 했다. 플로리다 서부 세인트 피터즈버그에서는 최소 75명이 홍수로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폭우 속 교통사고가 발생해 40세, 59세 운전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재 5500명의 주 방위군과 구조 대원이 투입돼 피해 복구 및 조난자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플로리다주 비상관리국 케빈 거스리 국장은 “빅벤드 지역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수색팀이 작업을 완료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리다주 키튼 비치 인근에 위치한 한 주택은 지붕이 통째로 날아가 내부가 훤히 드러났다. /AP 연합뉴스

플로리다를 관통한 이달리아가 조지아주로 이동하면서 추가 피해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플로리다주뿐 아니라 인근 조지아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연방 비상사태를 승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재난관리청에 인력 1500명과 해안 경비대 900명 등을 포함해 남동부 지역에 가용한 모든 자원을 재배치하라고 지시했다”며 “더 이상 누구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