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열화상 카메라로부터 군인을 보호하기 위해 이른바 ‘투명 망토’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열복사를 차단해 야간 전투 시 자국 군인을 러시아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4일(현지 시각) 엑스를 통해 “동화에서 투명 망토에 대해 읽어 본 적 있느냐”며 “우크라이나가 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망토는 열복사를 차단해 러시아 열화상 카메라에 우크라이나군이 보이지 않게 만든다. 밤에 효과적으로 작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페도로프 장관이 소개한 ‘투명 망토’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후원하는 국방 기술 프로젝트 ‘브레이브1′ 일환으로 제작됐다. CNN에 따르면 이 망토는 돈바스 동부 지역의 우크라이나 저격수와 특수부대원들이 사용할 목적으로 2015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가,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구체화했다. 투명 망토 개발자 중 한 명인 막심 보랴크는 CNN에 “러시아가 침공하면서 개발이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전했다.
투명 망토의 원리는 소방관이 사용하는 특수 소재를 사용해 뜨거운 공기 방출을 차단,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망토에 장착된 환기 시스템을 통해 내부에 갇힌 뜨거운 공기를 냉각시킨다. 무게는 최대 2.5㎏로, 물과 불에 저항성이 큰 게 특징이다.
페도로프 장관이 올린 영상을 보면, 실제로 투명 망토를 착용한 군인과 그렇지 않은 군인 사이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되는 정도의 차이가 크다. 투명 망토를 착용한 군인은 열선이 거의 노출되지 않은 반면, 착용하지 않은 군인은 신체 열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실착 모습은 군복 패턴의 판초를 뒤집어쓴 것처럼 보인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투명 망토 기술은 이미 현장에서 테스트 되고 있다”며 “이전에도 투명 망토와 비슷한 개념의 특수복이 나오긴 했지만, 당시 기술은 열복사를 아예 차단하는 게 아니라 빛을 휘거나 굴절시키는 데 그쳤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투명 망토 시제품 검증을 거쳐 실제 전장에 적극 투입할 예정이다.